Apple의 EU 디지털 시장법 대응책, 쓸만할까
최근 Apple이 내놓은 EU 디지털 시장법(DMA) 해석 및 대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크며 입법자들에게 이를 거부할 것을 촉구하는 등 업계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.
그러나 저희가 분석한 결과, Apple이 내놓은 대안의 실행 가능성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, 상황에 따라서는 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, Apple이 EU에서 사이드 로딩(sideloading, Apple 공식 앱 스토어가 아닌 외부 앱 스토어를 통해 앱을 설치하는 것)과 타 앱스토어에 마당을 개방한다는 사실은 사용자 경험과 앱 개발자, 그리고 앱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.
그럼 이제 Apple의 변경 사항을 하나하나 뜯어보겠습니다.
사건의 전말
우선 최신 뉴스를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. (뒤에 앱 기업을 위한 데이터와 간단한 계산 툴이 나오니 끝까지 읽어보세요.)
Apple은 최근 iOS, App Store, 결제 서비스, Safari, Webkit 등 주요 서비스에 대한 일련의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.
이 중 가장 주목할만한 업데이트가 바로 Apple의 앱 스토어 외 다른 앱 스토어(Apple은 ‘마켓플레이스’라고 부릅니다)에서 iOS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. 이곳에서는 새로운 수수료 제도가 적용됩니다.
현 요금제와 새 요금제를 비교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.
앱 개발자는 현 요금제를 유지할지 다른 마켓플레이스로 옮길지, 아니면 두 가지를 결합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. 또, Apple의 App Store 내에서 기존 요금제 또는 새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.
짚어볼 문제
어떤 요금제를 선택해야 할까요?
일단 인앱 결제 수수료를 봐야죠. 계산은 간단합니다. Apple이 제공하는 예상 금액 계산기를 써보세요. 그런데 인앱 결제 수수료 외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있습니다. 한번 살펴보겠습니다.
- 도달: 현재 App Store는 스토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청구합니다. 게임 머니 50 코인이나 구독 서비스가 이에 해당하죠. 그러면 이커머스, 여행, 교통, 음식 배달, 소셜 앱 같이 스토어에서 결제 처리되지 않는 상품 앱은 Apple에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는데 새 모델을 사용할 이유가 있을까요?
있습니다. 바로 발탁 가능성입니다. 새로운 마켓플레이스는 앱 기업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안겨줍니다. 메타 마켓플레이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의 잠재력에 대해 생각해보세요. 업계 인플루언서의 파티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기업이 있을까요? - 개발 공수: 하지만 입장권이 비쌉니다. 새로운 마켓플레이스와 새로운 결제 방식을 선택하려면 개발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.
- 비즈니스 모델: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앱(예: 하이퍼 캐주얼 게임 또는 소셜 네트워크)은 기존 App Store 요금제에서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습니다. 그런데도 이주를 해야할까요? 인스톨 수가 1백만 건이 넘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은 인스톨 당 수수료 0.5 유로를 내면 남는게 없기에 새 마켓플레이스로 넘어갈 이유가 없습니다. 하지만 소셜 앱은 단위 경제성(unit economics: 사업 단위를 작게 쪼개 측정한 수익성, 예: 제품 단위, 고객 단위 수익성)을 확보할 수 있다면 도달 범위를 넓히기 위해 새로운 마켓플레이스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습니다.
- 앱 규모: 인스톨 규모가 큰 앱의 경우 100만 건 초과분 인스톨에 대해서 인스톨 1건 당 0.5 유로를 부과하는 핵심 기술 사용료(Core Technology Fee)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.
- 기타 수수료: 현지 세금은 물론, 파이의 일부를 가져가려는 새로운 마켓플레이스 기업의 수수료 등 비용을 지불해야 할 대상은 Apple이 전부가 아닐 것입니다.
- 전망: 중소기업 앱은 새로운 요금제의 혜택을 받지만 언젠가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. 따라서 향후에는 새 요금제가 유리하지 않을 수 있으며 두 요금제 간 전환이 얼마나 쉬울지 또는 어려울지 아직은 불분명합니다.
요컨대, 어떤 요금제가 좋으냐에 대한 답은 ‘상황에 따라 다르다’입니다.
Apple의 새로운 수수료, 핵심 기술 사용료 부과 대상은?
앱스플라이어가 2023년 연 인스톨 1만 건 이상인 앱 수만 개를 대상으로 EU에서 발생한 앱 인스톨 20억 건을 분석한 결과, Apple의 새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핵심 기술 사용료(Core Technology Fee)를 지불해야하는 앱은 4.2%로 나타났습니다.
물론 카테고리별 차이가 있습니다.
이커머스, 식음료, 여행과 같은 업종은 대형 앱의 비중이 높으며, 디지털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가 스토어 외부에서 처리되므로 현재로서는 앱 스토어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습니다. 새 요금제는 어떤 경우에 유리할까요?
지난 해 디지털계에서 떠오른 샛별은 생성형 AI이었습니다.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앱 전체 카테고리 중 대규모 앱의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. 인스톨 수가 많은 만큼 Apple에 핵심 기술 사용료를 더 많이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. 생성형 AI 앱 대부분은 구독 모델이기에 현재 Apple 수수료 정책으로는 첫 해 15%, 다음 해부터는 30%가 부과됩니다. 그래서 생성형 AI 앱 입장에서 신규 수수료 모델로 옮기는 것이 좋을지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.
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요? 이 계산기를 두드려보세요
앱스플라이어가 새 수수료 제도가 더 유리한 시점을 판단할 수 있는 계산 공식을 세우고 그래프로 구현하는 툴을 만들었습니다.
차트에 다음과 같은 세 요소를 반영했습니다.
x = 수익
y = 새 수수료 모델 – 현 수수료 모델
z = 앱 인스톨
Y축은 수수료 모델 간 차이를 나타내므로, Y<0인 지점은 적어도 순수한 수학적 의미에서 새 모델이 선호되는 지점입니다.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려해야 할 다른 요소도 많다는 점을 명심하세요.
중소 기업(연 매출 100만 달러 미만인 앱, Apple의 중소기업 프로그램 기준)인 경우 이 모델을 클릭하고 왼쪽 열의 안내를 따르세요.
대기업의 경우 이 모델을 클릭하고 왼쪽 열의 안내를 따르세요.
이 계산 모델 활용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.
대기업
1)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, 연간 인스톨 수 1천만 건
매출이 5천만 유로를 초과하는 경우 새 요금제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.
2)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가 아닌 경우, 연간 인스톨 수 1천만 건
현재 요금제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.
중소 기업
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또는 비(非)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(동일한 약관 적용), 연 인스톨 수 80만 건
새 요금제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.
결론
Apple의 담장 친 정원(walled garden)이 개방된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.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기업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합니다.
Apple의 EU 법에 따른 조치에 실망하는 기업들도 많지만, 저희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App Store 중소기업 프로그램에 등록된 앱 중 연간 앱 설치 수가 100만 건 미만인 앱과 위에서 살펴본 특정 사례의 대기업 앱에게는 새 수수료 정책이 타당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이제 공은 EU 집행위원회 법원으로 넘어갔고, 상황은 EU 법원이 DMA에 대한 Apple의 자체 해석을 어떻게 판단할지에 달려 있습니다.
이 블로그의 내용은 최종 결론이 아니며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는 대로 또 업데이트하겠습니다.